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하)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하)

동아일보 1960.06.25 기사(칼럼/논단)

 

미국의 공공도서관 활동

- 그 운영을 중심하여(하)

 

이춘희

 

공공도서관에서는 정기적으로 저명인사들의 강좌를 일반에 공개하고 라디오 신문 등 각 보도기관을 통하여 독자지도 신간서평 새로운 문화소식 기타 도서관의 활동내용을 수시로 소개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에서의 독서지도는 그룹보다도 개인에게 더욱 중점을 두고, 개인의 지식 기술 인격 취미 등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한다. 도서관에 따라서는 성인교육부를 따로 두고 개인별로 통신독서지도라는 것을 실시하고 있는 데도 있다. 도서관에서는 일반 사회단체와도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그들에 필요한 모든 편리를 도모하고 있다. 미국에는 도시의 대소를 막론하고 각종의 단체 클럽 등이 많다. 이들 단체와 클럽의 활동과 행사를 위해 도서관 내에는 공공회의실 전시회장 음악실 영화실 등이 마련되어 있어 어느 단체에서도 자유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의 도서관 사서는 독자에게 무엇을 생각하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에 관해서 생각하는 독자들의 문제를 방조할 의무가 있다. 현대에 있어서의 도서관 사서는 도서관 자료를 잘 정리하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히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만 가져서는 안되며, 사회교육자로서 필요한 모든 자격을 구비해야 한다. 사서는 자기가 처해 있는 지역사회의 분석과 연구를 항상 계속해야 하며, 문화의 가치 유무를 가려낼 수 있는 높은 비판력이 있어야 한다. 사서는 또한 사회의 약한 곳에 침식해 들어오는 악식을 예방할 줄 알아야 하고 양식을 보급함으로써 보다 건전하고 명랑한 사회건설과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공정한 지도자로서의 능력과 자격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미국의 도서관 전문직은 도서관에 의해 상당한 보호를 받고 있으며, 도서관장직은 도서관학을 전공한 자만으로 되어 있다.

 

공공도서관 활동으로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아동도서관이다. 미국의 공공도서관 내에는 반드시 아동도서관이 있으며 그것은 대개 띠로 분리된 목록과 서가와 열람실을 두고 있다. 아동도서관에는 전문적인 아동사서가 있어 어린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는 한편 '스토리 아워'를 따로 설정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준다. '스토리 아워'에는 학급별로 교사의 인솔 하에 참석한다. 학교에서는 학년의 고저를 막론하고 아동들에게 도서관이용법을 가르치며 아동들로 하여금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교사는 교과서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지도에 관해서 항상 도서관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주어진 커리큘럼에 관련된 모든 서목을 작성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도서관에 가서 스스로 찾아 읽어오게시리 한다. 미국의 교육에서는 스스로 자료를 찾아 조사연구하는 리서치 워크에 상당한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의 학생들은 일찍부터 올바른 학습법을 체득하고 어느 한 교과서의 이론이나 저자의 사상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이 도서관에서의 자유로운 연구를 통하여 지식을 종합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스스로 배양한다. 교사는 학행들에게 지식을 직접 교수하는 일보다도 지식을 얻는 방법과 방향을 제시해주는 데 더욱 노력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방 후 민주주의 교육 문제가 많이 논의되어 왔지만 아직도 그 완전한 실천을 보지 못하고 있는 큰 결함은 도서관 시설의 미비와 도서관 전문직의 부족으로 학생들에게 충분한 리서치 워크의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시민들은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이용하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왔기 때문에 학교를 떠난 후 사회생활을 하게 되어도 공공도서관을 마치 제2의 학교처럼 생각하고 급속도로 발전해가는 현대 문화 조류에 뒤떨어지지 않은 완전한 시민으로서의 자기교육을 계속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