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국민의 지적 수준의 고도화를 위하여...(상)

국민의 지적 수준의 고도화를 위하여 도서관을 증설 확장하라(상)

경향신문 1960.08.04 기사(칼럼/논단)

 

도서관을 증설 확장하라

국민의 지적 수준의 고도화를 위하여(상)

 

윤여택

 

국력이란 안으로 충실하여야 밖으로 그 위력이 빛나는 것이지만 그 국력이란 결코 무력이 아니라 국민이 가지는 문화가 바로 국력이며 정치도 경제도 산업도 기술도 학술도 교육도 품성도 습관도 모두 종합되어 비로소 그 나라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식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고 힘을 준다.

 

오늘의 한국이 하지 않으면 안될 초미의 급무가 산적되어 있지만 실질적 민주주의가 국민 개개인의 지적 수준의 고도화에서 이루어진다면 무엇보다도 국력의 근원과 민주주의의 기반을 배양해주며 미지의 세계에를 탐지하고 모든 인생을 간접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도서관을 등한시할 수 없는 것이다.

 

해방된 십오유여년에 교육 문화 종교 방면에 있어서 장족의 발전을 보아 초등교육에 있어서 시설과 취학아동의 수에 있어서 격단의 진보를 보게 되고 대학교육에 있어서도 학교의 수나 건물의 규모에 있어서는 빈한한 전재국가로서는 과분할 정도로 발전을 보았고 또 종교면에 있어서는 방방곡곡에 교회당이 용립하여 교도들의 정신적인 안식처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만 한 가지 도서관의 수는 부족하고 현존 도서관의 시설이 빈약하여 각종 도서관의 보유도서는 엄청나게 부족하며 또 운용에 있어서 구태의연할 뿐더러 허다한 결함이 있는 것이다. 그 한 현상은 공공도서관이 학생들에게 거의 점령당하고 있는 것이니 공공도서관이 학교도서관의 대용품이 되고 있음은 부득이 긍정치 않을 수 없지만 대학도서관이 대학설치기준령에 의하여 재정에 허덕이면서도 시설과 장서수를 어느 정도까지 기준에 올려놓게끔 한 것처럼 평균 100만 인구에 1개관도 못 되는 공공독서시설의 확충이 갈망되는 이때 극장이나 다방 또는 당구장 등의 '뿜' 상태만을 방치할 것도 아니요 오직 산모가 되고 조산역의 위치에 있는 문교국의 문화시책 여하에 따라서는 그들에게 건전한 시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국민의 지적 양식을 균점시키는 점에서도 일거양득이 될 것이다.

 

학교도서관만 하더라도 그 동안 6.25 동란이 가로막은 데에 그 부진한 원인도 있겠지만 국민학교에 이르러서는 거의 유명무실이니 치지도외하고 중고교 및 사범학교의 실정을 보면 취학자 92년도 74만5천여 명에 학교도서관 장서수는 불과 31만 정도로 학생 2인에 1책 꼴도 못 되는 형편인 것이다. 5백권 이상 장서를 가진 학교도서관은 172개소로 학교수 1,673교에 비율하면 빈약한 도서나마 10개교에 1개 도서관밖에 못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중고교 도서관 수는 18,136관이고 소학교 도서실만 하더라도 29,590여 관이 된다. 또 불과 450만 인구를 가진 서구의 덴마크는 1931년 아동을 위한 아동도서관령이 공포된 이래 30년간을 전국 주요도시 47개소와 수도 코펜하겐을 합하여 전국에 독립된 아동도서관만 하더라도 168개소, 주립도서관 부설 아동도서관 7개소 도합 175개소가 설립되었다 한다. 물론 그 나라의 실정은 그 나라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발전의 직접적인 결과이겠지만 국토의 크기나 위치나 인구로 보거나 또는 자원으로 보거나 그보다 우위한 여건을 가진 한국의 실정을 볼 적에 냉철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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