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인터뷰(이승환)
https://ppss.kr/archives/215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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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문제) 이재갑: 2주 뒤 개학할 수 있을지 저도 의문입니다. 당장 한국도 쉽지 않은데, 외국에서 지속적으로 교민들이 돌아옵니다. 여기에서 또 확진자가 늘지요. 당장 들어오면 격리수용 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도 수그러들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국도 아예 1학기씩 크게 휴교하는데, 개학을 2주씩 늦추는 게 희망 고문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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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이재갑: 그건 감염 초반이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거주 지역에 환자가 없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제일 좋은 건 마스크 쓸 일을 안 만드는 겁니다. 집에 붙어 있고 사람 안 만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죠. 개학했는데 마스크 안 쓰면 감염이 더욱 쉬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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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이재갑: 이탈리아 사망률이 8%인데 낮다고 할 수 없습니다. 노인인구가 많다고 해도 8%는 8%입니다. 독일과 한국처럼 1% 내외인 국가가 있는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처럼 5% 이상인 국가가 있죠. 사망률은 단순히 질병에 따른 자연사 확률이 아닙니다. 해당 질병과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 따라 다른 것이지요. 아프리카에 터지면 사망률이 20–30%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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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동남아, 중앙아시아) 이재갑: 그래도 선진국은 좀 낫다고 봅니다. 고생이야 엄청 하겠지만 경제적 버퍼가 있기 때문입니다. 통제를 빠르게 잘한 한국이 1–2개월, 중국이 2–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여타 선진국도 동원할 자원이 많으니, 6개월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어떻게든 극복하겠죠. 하지만 아프리카, 동남아, 중앙아시아 같은 여유 없는 국가들은 환자 발생이 없다는 게 더 이상한 겁니다. 확진자 카운트도 못 한다는 이야기죠. 그런 국가가 어떻게 버틸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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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 이재갑: 국제적으로 연대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선진국도 그럴 여력이 없으니까요. 에볼라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이 아닌 접촉감염이었음에도, 콩고와 서아프리카 3개국이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때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주변국들과 돈을 풀어 1년 만에 해결했지요. 하지만 이번은 전 세계가 아우성이고, 정책을 연대하며 움직일 수 있는 국가가 없으니 개발도상국은 사실상 방치 상태입니다. 또 이들의 문제가 또 선진국을 괴롭힐 겁니다. 각 나라가 아무리 난리 치고 잘한들, 개발도상국에 코로나19가 토착화되면 선진국으로 또 유입되며 몇 년간 고생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막아가며 그 시간 동안 백신을 만들고, 특정 제약 회사 라이선스 없이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같이 치료제를 공유해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WHO는 버벅대고 제약회사는 이익을 놓지 않으려 할 테니까요. 그 정도의 연대 없이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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