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학교에 계시는 김선옥 (Sunok Kim) 교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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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에 철두철미한 봉쇄로 대응하고 있고, SARS때 6개월 휴교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보다도 빨리 3월 16일부터 온라인스쿨을 개강했다. 이번주부터는 교육부의 승인도 받았다. 이제 한국도 준비 중인듯하여 몇가지 안내.
1. 중학교는 클래스팅을 플랫폼으로 사용 중.. 학교이름으로 통째 가입하고 승인도 금방해주고 학급단위로 구성되는 체제라 초등 중등에는 적합. 그러나 학습자료 올릴 때 용량이 딸리거나 아이들이 모바일로 사진을 올리는 것이 안되어 과제제출 때 꼭 컴을 이용해야한다는 단점.
가입도 간편. 아이들에게 학급코드만 알려주면 금새 가능. sns아이디로 연동하여 가입도 가능.
2. 고등은 구글 클래스룸
아이들이 대부분 구글 아이디를 가지고 있어서 앱만 깔면 금새 가입. 교과룸별 가입초대코드만 있으면 클래스룸에 들어오는 것도 간편.
교사 입장에서는 용량이 좀 커도 잘 올라가고 과제제출 및 기한 체크도 한눈에 보이고 아이들 소통도 쉬움. 교과 중심, 특히 선택교과가 있는 고등학교 과정에 매우 적합
3. 플랫폼이 만들어졌으면 교과 시수에 맞춰 시간표를 짜고 그 시간에 맞춰 자료를 올리고 동시에 그 시간에는 실시간으로 접속하여 즉시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해야 시행착오 줄일 수 있음.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표를 블록타임으로 구성해서 1주일 시수단위 맞추기. 원래 시간표처럼 한시간 단위로 하다보니 교사의 피드백이 버거울 뿐 아니라 아이들이 하루 과제를 해내는 데 허덕여 상호 스트레스지수와 텐션이 치솟는 부작용 발생. 어차피 장기적 관점으로 진행하려면 지속가능하도록 시간표 편제.
4. 다양한 자료 제작. 직접 영상을 만들거나 언어의 경우 발음을 녹음하여 업로드, ppt를 영상으로 구워 올려놓는 것이 편리하고 강의하는 영상이나 필기를 타임랩스 영상으로 직접 찍는 것도 좋음. 가장 간편하게는 링크 이용.
... 여기서 주의할 점은, 오프라인 수업처럼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 아이들이 추가 질문하거나 친구들에게 물어볼 수가 없어서 내용 이해도가 매우 떨어짐. 과제를 하기 위해 스스로 자료를 찾고 교과서를 뒤져보는 등의 시간이 더 들게 마련. 그런 도움을 충분히 줄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해야 함
... 집에 프린터가 없는 아이들이 태반이니 프린트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학습지 필요. 돈이 들더라고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배송해줄 필요 있음.
5. 조회 종례를 꼭 하고 담임이 참여 안하는 아이를 하루정도 단위로 체크하여 주기적으로 연락하여 참여할 수 있게 도와야 함. 진짜 할 줄 몰라서 못하는 경우는 1대1로 알려주고, 혹시 컴이나 데이터.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는 아이가 있다면 학교 컴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
6. 학습자료는복습이 가능하도록 탑재한 것을 지우지는 말고, 대신 과제 제출기한을 정해 강제력을 높일 필요 있음. 과정평가에 p/f 정도로 반영.
7. zoom등을 이용한 실시간 화상대면 수업이 있어 보여서인지 교육부는 자꾸 이걸 강조하는데, 생각해보라. 조그만 모바일 화면에 30명이 넘는 아이들 얼굴이 다 떠 있고, 이집 저집 소음이 섞이는 그 아비규환을. 게다가 화상강의나 수업이라는 게 일방적 주입식을 넘어서기는 매우 힘들다. 안들려요 안보여요 이거 왜이래요가 30명 넘는 아이들에게서 터져나오는 순간을, 대졸자 몇명이 모여 화상회의하는 거에 대비하면 안된다.
교육적인 면에서도 멈춰서 보고 다시 보고 다른자료 찾아보는 수업이 낫다고 우리는 판단했다. 하지만 조회종례 정도는 아이들 얼굴 보고 인사 정도 하는 건 좋더라.
.. 다른 방식의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 후 동시 접속하여 의견나눔이나 질문 응답 정도 해보는 심화수업은 좋을 듯.
6. 온라인 수업은 지식 중심 수업일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인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건 매우 중요하다. 안되는 이유 말고, 보완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데 노력을 기울였으면.
7. G suite 신청한지 2주일이 다가도록 승인이 안되서 구글 본사에까지 전화했는데, 유럽이 난리라 거기 집중 지원하느라고 언제 승인이 날지 장담 못하겠단다. 현재 우리 클래스룸은 교사 1인 개인 계정에 모든 교사가 들어가 클래스를 만든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임시방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잘 되고 있다. 승인 나면 바로 개비해야지.
8. 아이들이 좋아한다. 부모님도 좋아하고, 교사도 안할 때보다 좋아한다. 그러나 이번에 확실히 깨달은 것은 대면수업은 반드시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4차산업혁명 어쩌고에 대한 환상을 빨리 깨고 싶다.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대면공동체다.
9. 질문과 상담이 밤새 들어온다. 우리는 합의했다. 5시엔 모든 교사가 온라인도 퇴근하기로. 지키기는 어렵지만, 원칙이다.
10. 특수교육과 상담실, 보건실도 온라인으로 문열었다. 생각하면, 길이 보인다.
11. 아. 여기서 진짜 중요한 한가지!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교사가 제일 중요하다. 이들은 한다면 한다. 그게 가장 놀랍고 감동스럽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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