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준: New normal
“이 코로나19 언제 끝날 것 같습니까?” 요새 외부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하나같이 물어오는 질문이다. “이 코로나 감염병은 종식이 없습니다. 메르스 같은 방식을 상상하시면 안 됩니다” 이런 대답이 나가면 모든 사람들이 맨붕에 빠진 표정을 짓는다. ‘네? 그러면 어쩌라구요? 끝이 없으면 언제까지 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고 애들은 계속 학교에 못가나요?’
이미 개학이 두 주 더 늦추어졌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역시도 4월 첫주까지 미루어졌다. 아래 첨부한 그래프(명지병원 임재균 교수 작성)를 보면 대구 경북의 신천지를 중심으로 한 outbreak가 어떻게 착시를 가져왔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구 경북 지역을 따로 그리면 현재도 전국적으로 지역감염이 완만하게 올라가고있음을 보여준다. 이 상승세가 3월말 4월 초를 거치면서 정점을 찍고 내려오길 기대하나 설령 4월 말에 소강상태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이 감염병 사태는 금년을 지나 내년과 내후년까지 계속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전 세계 유행에 따른 해외유입이 새로운 감염원이 될것이고 산발적 클러스터 지역감염 양상은 지속될 것이다. 설령 치료제가 개발되어도 중증환자에 대한 폐렴 치료가 주된 역할이지 타미플루와 같은 약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백신 개발 역시도 난망해 보인다.
전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 상황은 이러한 장기화 국면을 이끈다. 이번에 유럽과 미국의 폭발적 확산은 앞으로 한달 넘게 유럽과 미국을 초토화 시킬 것이다. 특히 미국의 비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은 최악의 셧다운을 초래할 수도 있다. 5월을 넘어서 좀 잠잠해 지더라도 남반구의 겨울이 시작하면 또다시 불화산이 타오를수 있다. 아프리카나 후잔국은 검사도 못 해본 채 풍토병endemic이 될 수 있고 도미노 현상으로 이 감염병이 지구촌을 돌고돌면서 끝도 없는 확산이 반복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미증유 사태를 맞이하여 이제는 장기전 태세로 국면 전환을 준비하고 전략을 재수립해야 할 때가 된 거 같다. 앞으로 2주가 확산세를 막는 중요한 고비인 거는 맞지만 얼마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열심히 하면 조기 종식이 가능하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바램은 소모적인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의 끝을 예상하고 전략을 짜면 안된다. 이제는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감염병 시대의 ‘뉴 노말’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나 의료시스템을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는 태세로 재편해 가야 한다. 비상적 기동전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진지전으로 전체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그 요체는 코로나19 방역으로 집중된 비상 역량을 재편해서 ‘안정적인 감염대응 진료체제’와 ‘일상적 환자진료체제’가 듀얼트랙으로 정상적으로 기능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병원 안에서도 두 기능이 동시 공존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권역별 지역별 콘트롤 타워를 재편해서 관 주도의 방역지휘권과 현장의 진료역량이 충돌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작동될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세부방안은 추후 포스팅)
코로나19의 판데믹 사태는 1918-19년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돌아온 문명사적 전염병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4차산업혁명이 역설적으로 이 전염병 때문에 본격화 될 거 같다. 유발 할라리가 최근 쓴 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우리는 두 가지 힘들고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첫째는 전체주의적인 감시체제와 시민적 역량강화 사이에서의 선택이다. 두번째는 민족주의적 고립과 글로벌 연대 사이에서의 선택이다.”
중장기전으로 나아가야 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새로운 철학과 창의적 방역전략이 필요하다. 자원과 인력의 선택과 집중, 효율적 배치와 관리를 하려면 결국 의료인들의 헌신과 시민적 참여가 가장 중요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사람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중앙집권적 감시와 무서운 처벌이 만능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과학적 팩트를 제공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정부가 진실을 말하고 있음을 믿을 때, 시민들은 빅브라더의 감시 없이도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다. 스스로의 이익을 알고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은 보통 감시 받는 무지한 대중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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