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9일 목요일

코로나19-71 진화생물학자 롭 월리스 인터뷰: 코로나19 위기의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진화생물학자 롭 월리스 인터뷰코로나19 위기의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선생님께서는 여러 해 동안 유행병과 그 원인을 연구하셨습니다. 저서 《거대 농장이 거대 독감을 낳는다》(Big Farms Make Big Flu, 국내 미출간)에서 선생님은 산업적 농업, 생태적 농업, 바이러스성 전염병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려 하셨습니다. 무엇을 알아내셨나요?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제기되는 진정한 위험은 모든 새로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병이 개별적 사건이 아님을 이해하지 못하는(더 정확히 말하면 편리하게 무시하는) 데에 있습니다. 새로운 바이러스의 증대는 식량 생산, 다국적기업의 수익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갈수록 위험해지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산업화된 농업, 특히 산업화된 축산업을 조사해야 합니다. 현재 그럴 태세가 된 정부나 과학자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하면 정부·언론·의료계는 개별 응급 상황에 초점을 맞출 뿐, 관심을 받지 못하던 여러 병원체들이 하나하나 삽시간에 세계적 유명세를 타게 하는 구조적 원인은 무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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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발견되자마자 세계 도처의 정부들은 특정 지역이나 도시 전체를 강제로 봉쇄하는 등 권위주의적이고 징벌적인 조처로 대응했습니다. 그런 조처가 정당한가요?

전염병 유행을 이용해 독재적 통제라는 선택지를 시험하는 최근 상황은 재난으로 득을 보는 ‘재난 자본주의’가 균열을 일으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공공의료에 대해서 저는 차라리 신뢰와 공감을 고수하겠습니다. 신뢰와 공감은 전염병에 있어 중요한 변수죠. 신뢰와 공감이 없는 정부는 대중의 지지를 잃을 것입니다. 이런 위험을 공동으로 극복하려면 연대와 상호 존중이 필요합니다. 자가 격리자를 위한 적절한 지원, 충분히 훈련된 상호 부조, 가가호호 방문해 식량을 공급하는 차량, 휴직과 실업급여 같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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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에 맞서기 위한 지속가능한 대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신종 바이러스 출현을 억제하려면 식량 생산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농업을 [자본에] 얽매이지 않게 하고 공공 부문을 강화하면 환경 파괴와 통제 불가능한 전염병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경작지 수준과 지역 수준 모두에서 생물종 다양성을 늘리고 전략적으로 산림을 재조성해야 합니다. 동물들이 비교적 자연스러운 조건에서 번식하게 해서 면역 체계를 후대에 물려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런 올바른 생산이 올바른 유통과 결합돼야 합니다. 생태적 농업과 그 가격을 국가가 보조해야 합니다. 소비자를 위한 정책도 필요합니다. 신자유주의 경제가 개인과 사회에 가하는 압력과, 자본의 이해를 관철하려는 국가의 압력 모두에 맞서 이런 조처들을 방어해야 합니다.

롭 월리스 , 번역 김준효
315| 2020-03-18 | 주제: 일반적인 정치, 보건의료, 질병
출처: 독일 반자본주의 월간지 마르크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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